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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은 어떻게 쓰나

赤松子 - 내 블로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24.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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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은 어떻게 쓰나

브런치스토리한글 문장의 종류는 7개

문장강화

이태준  지음 ,  임형택  해제
 
이 책은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이 고심하여 쓴 문장론으로 50년 세월 속에서도 빛이 바래지 않은 생생한 고전이다. 좋은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주는 발랄하고 풍부한 인용 예문만으로도 신문학의 우수한 성과를 집대성해놓고 있다. 철저한 원본대조에 인명해설, 인용문 색인 등까지 덧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 달의 청소년도서.

목차

해제........................................................... 임형택·3

 

제 1 강 문장작법의 새 의의

1. 문장작법이란 것 ..................................................... 11

2. 이미 있어온 문장작법................................................. 17

3. 새로 있을 문장작법................................................... 21

 

제 2 강 문장과 언어의 제문제

1. 한 언어의 범위 ...................................................... 25

2. 언어의 표현 가능성과 불가능성 ....................................... 28

3. 방언과 표준어와 문장 ................................................ 30

4. 담화와 문장 ......................................................... 33

5. 의음어, 의태어와 문장 ............................................... 59

6. 한자어와 문장 ....................................................... 64

7. 신어, 외래어와 문장 ................................................. 71

8. 평어, 경어와 문장 ................................................... 74

9. 일체용어와 문장 ..................................................... 75

 

제 3 강 운문과 산문

1. 운문과 산문은 다른 것 ............................................... 84

2. 운 문 ............................................................... 85

3. 산 문 ............................................................... 88

 

제 4 강 각종 문장의 요령

1. 일 기 ............................................................... 92

2. 서간문 ............................................................. 102

3. 감상문 ............................................................. 112

4. 서정문 ............................................................. 118

5. 기사문 ............................................................. 126

6. 기행문 ............................................................. 129

7. 추도문 ............................................................. 145

8. 식사문 ............................................................. 150

9. 논설문 ............................................................. 153

10. 수 필 ............................................................. 165

 

제 5 강 퇴고의 이론과 실제

1. 퇴고라는 것 ........................................................ 188

2. 퇴고의 고사 ........................................................ 189

3. 퇴고의 진리성 ...................................................... 191

4. 퇴고의 표준 ........................................................ 192

5. 퇴고의 실제 ........................................................ 193

 

제 6 강 제재, 서두, 결사 기타

1. 제재에 대하여 ...................................................... 200

2. 서두에 대하여 ...................................................... 204

3. 결사에 대하여 ...................................................... 207

4. 명제에 대하여 ...................................................... 208

5. 묘사와 문장력 ...................................................... 209

6. 감각과 문장미 ...................................................... 214

7. 같이, 처럼, 듯이에 대하여 .......................................... 222

8. 대상과 용어의 조화 ................................................. 224

9. 떼기와 부호 용법 ................................................... 229

 

제7강 대상과 표현

1. 인물의 표현 ........................................................ 233

2. 자연의 표현 ........................................................ 236

3. 사태의 표현 ........................................................ 244

 

제 8 강 문체에 대하여

1. 문체의 발생 ........................................................ 247

2. 문체의 종별 ........................................................ 249

3. 어느 문체를 취할 것인가 ............................................ 272

4. 문체 발견의 요점 ................................................... 274

 

제 9 강 문장의 고전과 현대

1. 문장의 고전 ........................................................ 277

2. 문장의 현대 ........................................................ 294

3. 언문일치 문장의 문제 ............................................... 297

 

인명 해설 ........................................................... 300

인용문 색인 ......................................................... 313

 

좋은 문장은 독자가 좋아하는 문장이다. 좋은 문장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읽는 사람이 쉽게 문장의 뜻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거기에 글의 맛이 보태지고 또 멋도 있으면 더욱 좋다. 신문이나 방송보도는 다양한 독자와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강조하는 사항을 누구나 알 수 있게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방송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이면 이해할 수 있는 어휘와 문장으로 기사를 써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미국신문은 8학년 정도의 학력, 중학교 2학년 정도 공부를 했으면 모든 내용을 알 수 있도록 기사를 쓰는 게 좋다고 권한다. 그렇다고 독자를 무지하게 생각하고 가르치듯이 쓰라는 뜻은 아니다. 기자는 기사의 의미를 최대한 명료하게 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로 보면 좋다. 간결하고, 힘이 있으면서도 명료한 문장은 어떻게 쓸 수 있는가? 또 그러한 글을 쓰려면 어떻게, 어떠한 지침에 따라 공부해야 하는가?

저명한 문필가인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이와 관련해 특히 어휘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올바른 어휘와 거의 올바른 어휘의 차이는 마치 번개와 반딧불의 차이와 같다.”마크 트레인의 이 말은 상황에 꼭 맞는 말을 쓸 때와 그에 가까운 표현을 쓸 때 그 효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 만큼이나 크다는 뜻이다.

<문장론의 기초>(The Elements of Style)라는 글쓰기 교재로 미국에서 신화적 존재가 된 윌리엄 스트렁크 2세(William Strunk Jr.)의 다음 인용문은 글쓰기 학습을 하는 누구에게나 유용한 말이다.

“힘 있는 글은 간결하다, 한 문장에 불필요한 어휘가 하나라도 있으면 안 된다. 한 단락은 마찬가지로 필요 없는 문장을 하나라도 쓰면 안 된다. 이는 마치 연필로 그리는 그림이 쓸모없는 선을 하나라도 그으면 안 되는 것과 같고 기계에 쓸모없는 부품이 하나라도 있어서는 안 되는 것과도 같다. 이러한 원칙은 모든 문장을 짧게 써야 한다거나 세부사항은 피해서 골격만을 묘사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어휘가 의미를 갖도록 주문할 뿐이다.”

문장에 쓰이는 단어 하나하나가 쓸모없이 되풀이되면 안 된다. 모든 어휘가 각 문장 속에서 살아 있어야 한다는 스트링크 2세의 권고는 특히 상투적 표현에 무뎌진 사람들을 겨냥한다고 볼 수 있다.

좋은 문장을 쓰는 요령

 

좋은 기사를 쓰는 데 도움이 되는 말 가운데 자주 되풀이되는 내용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능동형 동사를 써라

 

독자는 적극적인 글을 좋아한다. 동작이 있는 글이 좋다. 그리고 수동형보다는 능동형이 구문도 더 간결하다.

<예문>
 
사내는 그의 손목에 채워져 있던 수갑을 풀어준 다음 문을 열었다.
 

 

“채워져 있던” 수갑보다는 “채운” 수갑이 훨씬 간결하다.

 

문장을 짧게 쓰라

 

문장이 길면 당연히 이해도 어렵다. 한 문장 안에 여러 개의 주어가 중복되고 동사와 형용사도 많을 수밖에 없다.

국어학자 박갑수씨는 신문기사는 한 문장에 대략 50자 정도만 쓰도록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45 - 50자 정도가 적절한 기사문장의 길이로 통한다고 한다. 미국의 기사작성 교재들은 기자문장의 평균 길이는 25단어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그러나 저명한 언론인의 그들을 보면 대체로 문장이 이러한 교과서들의 권유보다도 짧다.

복문과 중문은 피하고 단문을 써라

 

주어와 동사는 서로 가까이 있어야 좋다. 수식어도 떨어져 있으면 수식의 대상이 불분명해진다. 복문이나 중문 등 전하는 내용이 한 문장 안에 뭉뚱그려 있는 글은 읽어도 그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예문1>
 
한국공무원정도회 서울남부지부 관악분회 익명회원 명의의 이 편지 겉봉투 앞면에는 촌지를 사절하오니 차라리 불우이웃돕기에 써 달라는 내용이, 뒷면에는 추석 전날 민원인에게 피치 못해 받은 촌지로 고민하는 공직자들이 많으니 귀사에서 촌지 불우이웃돕기 기탁창구를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이 문장은 별 무리 없이 두 문장으로 나눠 쓸 수 있도록 내용이 구성돼 있다. 이 예문을 다음의 예문처럼 고쳐 쓰면 이해가 한결 쉽게 될 것이다.

<예문 1>의 수정 글
 
한국공무원정도회 서울남부지부 관악분회 익명회원 이름의 이 편지 봉투 앞면에는 촌지를 사절하오니 차라리 불우이웃돕기에 써 달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뒷면에는 추석 전날 민원인에게 피치 못해 받은 촌지로 고민하는 공직자가 있으니 귀사에서 촌지 불우이웃돕기 기탁창구를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글 호흡에 변화를 주라

 

긴 문장을 반드시 써야 할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긴 문장 다음 문장은 최대한 짧게 쓰는 편이 좋다. 그러면 독자는 지루해하지 않는다. 그러나 긴 문장이 계속 같은 수준의 복합적 구조로 되풀이되면 읽는 사람은 쉽게 싫증을 내게 된다. 다름 예문을 세심하게 살펴보면 어떻게 장(長) ․ 단(短)을 배합하라는 뜻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김성우 칼럼(한국일보 / 19931122일자 글)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과서 이외의 책을 한 권도 읽은 기억이 없다. 집에는 책이 없었다. 우리 집에만 없는 것이 아니라 온 동네를 통털어 보았자 어느 집에도 별다른 책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좁은 세계였다. 책이 그다지 흔한 시절도 아니었다.
단 한 번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어디서 용케 빌려왔던 것일까, 어머니가 옛이야기 삼아 읽어주던 책이 생각난다. 지금도 그 책의 이름을 외우고 있다. <무쇠 탈>이라는 것이었다.

전문용어의 사용을 피하라

 

“절대로 외래어 표현이나 학술용어, 또는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사용하는 전문용어를 쓰지 마라. 특히 평범한 일상용어로 표현이 가능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 1984년의 저자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말이다.

최대한 보통사람이 쓰는 일상 언어를 사용해 글을 쓰라는 충고다. 그러나 우리가 접하는 신문기사에는 부담스런 표현들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예문>
그동안 활발한 창업 열기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계기업 퇴출에 따른 생산 공백을 메워 경기침체에도 생산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해왔다.
 

경제기사는 이러한 양식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경제지식이 부족한 사람은 “구조조정”이 무엇인지 “한계기업”은 무엇인지, 또 “퇴출”은 무엇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모두 보다 쉬운 말로 고쳐서 전달해야겠다. “한계기업”은 “경영이 어려운 기업”으로 “퇴출”은 “폐업 또는 문을 닫게 하기” 정도로 풀어쓰면 내용의 이해가 더 쉽다.

이밖에 ‘올린다.’ 하면 될 내용을 ‘가격을 현실화 한다.’고 쓰거나 빅딜(Big Deal)이니 신디케이트 론(Syndicate Loan)이니 하는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습관도 우리 언론의 문제다.

 

시청각 감각을 자극하도록 써라

 

다음 글은 핸드볼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영상화한 글이다.

 

세부묘사를 잘하라

 

세부묘사가 없는 기사는 건조하다. 추상적인 개념들로만 채워진 문장은 독자의 주의를 잡기 어렵다. 기사의 맛은 어떻게 생긴 사람이 어떠한 정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를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데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세부사실에 대한 관찰과 기록은 필수적이다.

세부묘사를 잘 하려면 계속적인 관찰력 훈련과 기록연습이 필요하다. 또 눈앞에 전개되는 복잡한 상황 가운데 어느 사실이 전체를 요약할 수 있는 요점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력 훈련도 함께 곁들여져야 한다.

다음 예문은 한국일보 베트남 특파원이었던 안병찬 선생이 “사이공 최후의 새벽”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의 한 대목이다. 이글은 1975년 4월 28일 사이공 패망 이틀 전, 주월 한국대사관의 상황을 요약한 내용이다.

 

<예문>

사이공 최후의 새벽

 

이 순간 대사관은 모든, 나머지 기능을 중단하고 말았다. 마지막 철수준비로 야단법석이 일어났다. 김영관 대사는 긴급지시를 내렸다.

통신장치를 파괴하시오. 통신장비를!”

두 가지 다 말입니까. 본국 통신시설도 파괴합니까?’

아니 LST교신 시설부터 파괴하지, 본국 통신시설은 조금 뒤에, 1시간 뒤에, 알았지요?’

사이공을 벗어난 LST와의 교신을 담당하기 위해 대사관에 파견되어 근무하던 통신요원 변종건 중사, 전자사 김형태 중사는 이문학 중령의 명령을 받고 송수신기로 달려갔다. 통신사 변 중사는 LST를 향해 최후의 키를 두드렸다.

- 지급

수송분대 사령관 수신.

주월대사관 발신.

사이공의 사태 급변으로 주월 한국 대사관, 대사관 연락장교 및 통신요원 2명 긴급 철수함, 통신장비 파기함, 10시 이후 제반 행동은 본국 지시를 받을 것, 안전향해와 건투를 기원함 -

변중사는 손을 떨며 모르스 부호의 무선전신을 보냈다. 변 중사와 김 중사는 AN/VRC-46 단파송수신기와 AN/URC-58 중파송수신기를 마당으로 끌어냈다.

통신시설의 장비, 점검을 밭고 있던 전사자 김형태 중사는 기계를 파괴하기 위해 도끼를 번쩍 들었다. 그러나 차마 아까워서 내려치지를 못했다. 그는 망설였다.

변 중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뭣 하는 거야. 이리내! 내가 하지.”

도끼를 뺏어 들자 두말없이 두들겨 부쉈다.

두 사람은 산산조각이 난 송수신기의 잔해를 뒤뜰 소각장에 들고 가 휘발유를 붓고 불질러 버렸다. 불길이 솟아올랐다.

국기를 내려야지 국기를!’

김 대사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김 대사와 이상훈 참사관과 이대용 공사와 안희완 영사가 게양대 앞으로 달려갔다. 나는 미국의 프놈펜 주재 대사 존 건더 딘씨가 성조기를 말아들고 뛰쳐 안병찬 선생이 AP의 사진을 연상하며 카메라를 꼬나 잡고 소리쳤다.

천천히 내리세요. 천천히. 그리고 김 대사는 이쪽으로 얼굴을 보이시죠.’천천히 그러나 순식간에 국기는 내려지고 셔터는 재빨리 찰칵 소리를 울렸다.

딘 대사와 흡사한 모습으로 우리의 김 대사도 태극기를 말아들고 옆에 대기해 있던 검은색 캐딜락 공관 1호차에 올랐다.

빨리들 서둘러요. 늦으면 안돼요. 모두 짐을 싸가지고 관저로 모여요.’

대사는 소리치며 그 즉시 떠나갔다. 대사관에 남은 공관원들은 백을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이 글에는 당시 사용하던 통신장비의 이름,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에 대한 세밀한 관찰, 그리고 주요 인물들의 말들이 모두 생생하게 기록돼 있어, 누가 읽어도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피부에 와 닿게 이해할 수 있다. 세부묘사를 잘 하려면 계속적인 관찰력 훈련과 기록연습이 필요하다. 또 눈앞에 전개되는 복잡한 상황 가운데 어느 사실이 전체를 요약할 수 있는 요점이 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력 훈련도 함께 곁들여져야 한다. /장교수 blog.daum.net/cdd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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