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국회 통과...위안부 모욕 발언 “엄정 수사”
이슈체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국회 통과...위안부 모욕 발언 “엄정 수사”
글: 심재민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발언과 집회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의 주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경찰 수사와 대통령의 공개 발언, 맞고소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안은 표현의 자유 논쟁을 넘어,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올바른 인식과 위안부 피해자 보호를 사회가 어떻게 제도적으로 담보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로 번지고 있다. 2026년 2월 5일 이슈체크에서 <위안부 모욕 발언 수사에서 처벌 입법까지>에 대해 살펴보자.

# 집회 논란과 수사 착수
논란은 지난해 말 서울 서초고와 성동구 무학여고 인근에서 열린 미신고 집회에서 시작됐다.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며 ‘교정에 위안부상 세워두고 매춘 진로지도 하나’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고, 경찰은 사자명예훼손과 모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19일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피켓과 서적, 스마트폰, PC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인하거나 허위 사실을 적시해 피해자 명예를 훼손한 행위”라며, 헌법상 보호되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명백히 일탈한 경우라고 적시했다. 또 해당 행위를 인근 학교 학생들에 대한 정서적 학대라고 규정했다.

'위안부 모욕 혐의' 단체, 청와대 앞 기자회견 [(오른쪽부터)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김병헌 대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 2026.2.4] / 연합뉴스 제공
# 대통령 공개 발언...경찰 "엄정 수사"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해당 단체의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얼빠진 사자명예훼손”, “전쟁범죄 성노예 피해자를 매춘부라 부른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공개 발언 이후 경찰은 서초경찰서를 집중 수사 관서로 지정했다. 다만 경찰은 “대통령의 발언과 무관하게 고소·고발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1천737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진행한 정의기억연대 한경희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께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 사람들을 질타하는 내용을 올리셨다"며 "진심으로 환영한다. 마땅히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태도"라고 말했다.
# 피의자 소환 조사와 발언 논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시위를 벌여온 혐의를 받는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가 3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2.3 / 연합뉴스 제공
경찰은 지난달 압수수색 약 2주 만인 지난 3일 김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조사에 앞서 김 대표는 취재진에게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성매매 여성”, “직업이 그렇다”, “강제로 끌려간 사람을 제시해보라”고 주장했다. 또 “요금을 냈으면 정당하다”, “1910년부터 조선에서 매춘은 합법이었다”는 발언도 했다.
이 같은 주장은 일본 정부가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해 위안부 동원 과정의 강제성과 군의 개입을 인정한 점, 유엔이 1996년 일본군 위안부를 ‘성노예’로 규정하고 사죄와 배상을 권고한 국제적 평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 국회, 처벌 규정 담은 법 개정
이런 일련의 논란 속에서 국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를 처벌하는 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는 4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한 데 이어, 5일 전체회의에서 이를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일제에 의해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한 피해자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규정하고, 이들에 대해 공공연하게 비방할 목적으로 피해 사실을 부인·왜곡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 신문·방송 등 언론 매체를 비롯해 토론회·강의·간담회·집회, 정보통신망, 전시·공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허위 사실을 전파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형사처벌 규정을 담았다.
이번 개정안은 위안부 피해 사실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명시해, 피해자의 명예 보호를 위한 구속력 있는 법적 근거를 처음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을 금지하는 규정은 포함됐지만, 그에 따른 별도의 처벌 조항은 국민의힘과 일부 관계 부처의 반대로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법안 의결 직후 “처벌이 수반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향후 추가 개정을 통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서울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모습 / 연합뉴스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개정안에는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상징물이나 조형물의 설치 및 관리 현황을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성평등가족부는 조례 제·개정을 통해 위안부 추모 조형물이 공공조형물로 지정·관리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들은 향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치게 된다.
# 남은 쟁점은
첫째, 김병헌 대표에 대한 형사 수사 결과와 기소 여부다. 사자명예훼손과 모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실제로 법원 판단 단계로 이어질지, 그리고 반복된 발언과 집회 행위가 처벌 요건을 충족하는지가 관건이다.
둘째, 국회를 통과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의 적용 범위다.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처벌 규정이 향후 유사 집회나 발언에 어디까지 적용될지, 또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지 않고 집행될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셋째, 역사 부정 표현과 공적 기억 보호 사이의 법적 경계 설정이다.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거나 왜곡하는 표현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국가가 공적 기억을 보호하기 위해 개입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사회적·법적 논의도 불가피해졌다.

서울 종로구 옛 일본 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모습 / 연합뉴스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사안은 한 보수단체의 집회와 발언 논란에서 출발했지만, 반복되는 역사 부정 표현과 피해자 모욕 논란 속에서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산됐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강제성과 국가 책임이 확인된 사안인 만큼, 이를 둘러싼 논의는 사실에 근거한 역사 인식과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수사 결과와 법원의 판단, 새로 마련된 법적 장치의 적용 과정은 위안부 피해자 보호와 공적 기억의 보존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것인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출처:시선뉴스] [이슈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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