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꺼내 든 ‘돈로주의’...서반구를 다시 ‘앞마당’으로 [지식용어]
트럼프가 꺼내 든 ‘돈로주의’...서반구를 다시 ‘앞마당’으로 [지식용어]
글: 심재민 기자
베네수엘라 정권 축출 이후 미국의 대외 행보가 거칠어지고 있다. 중남미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그린란드와 캐나다까지 미국의 영향권 논쟁에 휘말렸다. 이 일련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최근 국제사회에서 ‘돈로주의(Donroe Doctrine)’라는 표현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돈로주의는 19세기 미국의 대외 원칙인 먼로주의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결합한 신조어다. 먼로주의는 1820년대 미국 제5대 대통령이었던 ‘제임스 먼로’가 천명한 선언으로, 유럽의 아메리카 대륙 개입을 배격하는 대신 미국 역시 유럽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상호 불간섭의 원칙에 가까웠다. 표면적으로는 고립주의였지만, 서반구에서의 미국 우위를 전제로 한 질서라는 점에서 패권적 성격도 내포하고 있었다.

돈로주의는 이 먼로주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개념이다. 고립을 표방했던 과거와 달리, 서반구를 미국의 독점적 영향권으로 확정하고 중국·러시아 등 외부 세력의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전면에 드러난다.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일방주의가 결합된 대외 전략으로, 동맹 재편과 국제기구 무력화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실제 사례는 구체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린란드의 미국령 편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파나마 운하의 통제권 문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거나 멕시코만의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러한 행보를 미국 언론이 ‘돈로주의’로 규정했고, 이 표현은 ‘뉴욕포스트’의 1면 제목을 계기로 확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당 1면 이미지를 자신의 SNS에 게시하며 이 용어를 사실상 정치적 브랜드처럼 활용했다.
돈로주의가 수사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은 중남미 정세에서 분명해졌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 축출은 돈로주의의 공세적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후 미국은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빠르게 높였다. 한때 갈등을 빚었던 콜롬비아와는 정상 간 대화를 재개하며 관계 복원에 나섰지만, 쿠바·니카라과 등 강경 반미 노선을 취해 온 국가들에는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중남미를 미국의 ‘앞마당’으로 규정하고, 석유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 전면에 부각됐다.
파급 범위는 서반구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발언은 북극권 전체를 긴장 상태로 몰아넣었고, 동맹국인 캐나다 역시 북서항로와 북극 자원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미국 국무부가 공식 SNS에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과 함께 ‘이것은 우리의 반구’라는 문구를 게시한 장면은, 서반구 전체를 미국의 영향권으로 상정하는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해석됐다.
국제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돈로주의는 국제법과 다자 질서를 전제로 한 기존 국제질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서반구에서 미국의 주권만을 사실상 유일한 기준으로 삼으려는 발상은 팽창주의, 나아가 침략주의로 비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미국 내부에서도 “원래의 먼로주의를 넘어 서반구에서 일종의 지배를 행사하겠다는 선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권력 구조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에 대한 명확한 전례가 없다는 점 역시 불확실성을 키운다.
미국 우선주의와 패권 회복 의지,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결합된 하나의 현상인 돈로주의. 이 전략이 서반구에 국한될지, 국제 질서 전반으로 확장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ㅣ 시선뉴스=심재민 기자
'專欄 | 百科事典 > 資料 | 保管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슈체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국회 통과...위안부 모욕 발언 “엄정 수사” (0) | 2026.02.05 |
|---|---|
| 희토류로 미국 멈춰 세운 중국…‘100% 관세’로 되받은 트럼프 (1) | 2026.02.04 |
| [영상] 핵폭격기 H-6K 띄운 중국…'전략자산 총동원' 남중국해 무력시위 (0) | 2026.02.02 |
| '황당한 관세 인상', 초조해진 트럼프 변덕 때문?… "판결에 따라 관세 변경 못할 수도" (0) | 2026.02.01 |
| “원균 장군은 진정 겁쟁이였나 400년 동안 쌓인 불명예 벗겨” (2) | 2026.01.31 |
댓글